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식물

'고사리'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는 양치식물의 이단아

Sosahim 2007. 12. 13. 15:00

 

고사리는 우리나라에 있다고 알려진 300종류에 가까운 양치식물의 하나이다. 나물이나 비빔밥, 육개장에 들어가는 고사리나물은 누구나 잘 알고, 산에서 봄이 되어 순을 뜯을 즈음의 고사리를 아는 사람도 상당수 되지만 막상 잎이 다 펼쳐지고 크게 자란 고사리를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은 드물다.

고사리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북반구의 온대지방에서 한대지방에까지 걸쳐 널리 분포한다. 많은 양치식물들이 그늘진 곳을 좋아하지만, 고사리는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을 좋아한다.

일단 숲이 우거지면 고사리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흔히 말하기를 산불이 살짝 나고 지나간 야산에 가면 이듬해엔 고사리가 지천이라고 한다. 웬만한 환경엔 잘 버티지만 오염이 심한 곳에서 고사리를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순은 그리 작고 보드랍지만 키는 제대로 크면 잎 전체의 길이만 1m에 달하기도 한다. 연필만한 굵은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줄기를 내놓으니 한자리 이곳 저곳에서 올라온 잎들을 혹은 순들을 만날 수 있다. 크게 보면 긴삼각형의 잎은 깃털모양으로 갈라지고 또 갈라지고 또 갈라져 전체적으로 3번 갈라 진다. 맨 아래쪽의 잎조각이 가장 커서 전체의 3분의2를 차지한다.

많은 양치식물의 포자들이 동그랗게 혹은 갈고리모양으로 잎매에 달리는데 고사리는 밋밋하고 약간 뒤로 말리는 잎 가장자리에 이어 달린다.

나물 말고 뿌리줄기에서 녹말을 채취하기도 하고 어린 순은 약으로도 쓴다. 내장에 있는 열독을 풀어준다고 하고 기운을 좋게 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한다. 다만 오래 먹으면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긴 이러한 약효라는 것이 애매하여 항암성분이 있다는 기록도 있고, 발암성분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나 같은 식물학자야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산에서 고사리 만나기가 점차 쉽지 않으니 요즈음엔 밭에 심어 키우기도 한다. 원래 포자로 번식하는 것이니 이러한 포자번식 노하우는 쉽지 않은 것이어서 보통은 땅속줄기를 산에서 옮겨야 키우는 것이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