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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 일몰 전국 명소 10

Sosahim 2009. 12. 26. 22:35

 

 

사람들이 굳이 해(年)를 나누고 떠들썩하게 연말연시를 자축하는 건 자신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 아닐까. 해넘이와 해돋이를 바라보는 인간의 마음은 태양 주변을 돌고 돌아 제 위치에 서는 지구처럼 '다시 한 바퀴'를 다짐한다.

- 일출 명소 5

1. 울산 간절곶과 강양항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의 하루가 시작된다. 새해 첫날, 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곳이 울산 간절곶(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이다. 2010년 1월 1일 간절곶의 일출 시각은 오전 7시 31분 26초. '빠른 일출'로 역시 이름난 포항 호미곶보다 약 50초 빠르다. 호미곶이 간절곶보다도 더 동쪽에 있는 듯 보이지만, 지구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해가 떠오르는 시각은 간절곶이 더 빠르다. 간절곶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면 간절곶 바로 북쪽, 진하해수욕장과 강양항에서 해돋이를 감상해도 좋다.

2. 안면도 황도해변

안면도 북단, 철새로 이름난 천수만을 접한 곳에 작은 섬 황도(충남 태안군 안면읍 황도리)가 있다. 선착장과 펜션 단지 앞에 서면 천수만 건너편, 충남 홍성군의 나지막한 산 뒤에서 아침 해가 솟는다. 능선 위로 해가 얼굴을 드러내려 할 무렵, 천수만의 잔잔한 물결이 시시각각 다른 색깔로 옷을 갈아입는다. 보랏빛에서 주황빛, 빨간빛으로 변하는 바다의 '패션 쇼'가 현란하다. 해가 능선을 빠져나오는 순간 천수만은 온통 금빛이다. 그 바다에 마침 물안개라도 깔렸거나, 통통배라도 몇 척 지나가거나, 간월호에 깃들어 겨울을 나는 철새들이 춤이라도 춘다면 평생 가장 화려한 일출을 맞을지 모른다.


3. 무안 도리포

전남 무안군의 도리포(전남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는 충남 당진 왜목마을, 서천 마량포구와 더불어 서해안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유명하다. 도리포는 해제반도의 한 귀퉁이가 북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땅의 끝자락, 함평만과 영관군과 함평군을 경계로한 칠산바다 부근에 바다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부둣가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함평만이 넓게 펼쳐지고 그 뒤로는 함평군의 나지막한 산들이 남북 방향으로 줄지어 달린다. 해는 그 산줄기 위에서 솟아오른다. 황금빛 아침 햇살이 함평만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 고깃배 주변에서 단잠을 자던 갈매기들이 일시에 깨어나 합창과 군무를 펼친다.


4. 제주도 용눈이오름

제주 해변이 여행객들로 붐빌 때 묵묵히 오름(제주도의 기생 화산)에 올라 해를 맞아보면 어떨까. 제주도 북동쪽,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용눈이오름(247.8m)은 나지막한 구릉과 바다가 어우러진, 이국적이고 찬란한 일출을 선물한다. 다랑쉬오름을 뒷전에 두고 거친 바람에 떠밀리며 쉬엄쉬엄 20분 정도 오르면 용눈이오름 정상 부근에 닿는다. 여기서 동남 방향으로 시선을 두면 성산 일출봉과 우도 앞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아침 햇살이 들판에 비치기 시작할 때, 밭둑에 아직 남아있는 억새들이 말갈기처럼 부드럽게 반짝인다.

5. 낙산사

오봉산 자락 낙산사(강원도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의상대(보수중이다) 자리에 서면 오직 바다와 하늘뿐이다. 바다 위로 붉고 크고 동그랗게 태양이 떠오르면 그 따스한 생명의 기운이 온몸에 스민다. 의상대에 오르기 전 낙산사를 지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의 소망 하나씩을 마음에 담아온다. 조선 후기의 화가 중 최고로 꼽히는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 모두 낙산사 일출을 그렸다. 용처럼 넘실대는 바다 위에 솟은 발그레한 해… 옛 화가의 시선에 살포시 눈을 맞춘다.


- 일몰 명소 5

1. 안면도 꽃지해변

낙조가 황홀한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앞바다엔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품은 두 바위가 솟아 있다. 주인공 이름은 승언과 미도. 신라 흥덕왕 때 장보고의 부하였던 승언이 바다에 나가 전사했고, 남편을 기다리던 미도는 애가 타서 세상을 떴다. 바위가 자리한 곳은 미도가 시선을 고정하던 바다라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바위를 할아비바위와 할미바위라 부르고, 문화재청은 최근 이 바위들을 명승 제69호로 지정했다. 일몰 감상객들은 두 바위 사이로 지는 해를 사진에 담겠다며 ‘명당’ 자리 확보전을 벌인다. 반도처럼 삐죽 솟은 안면도는 일몰과 일출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꽃지해변에서 일몰을 본 후 다음날 아침 차로 30분 거리인 황도해변에서 솟아오르는 새해를 맞이해도 좋겠다. 황도해변 주변엔 펜션들이 모여 있는데 대다수의 펜션 객실에서 해돋이가 보인다. 안면도닷컴에서 일출·일몰 시간과 펜션 예약이 가능하다.

2. 진도 세방해변

전라도를 에워싼 다도해의 낙조는 남도 소리 가락을 품은 듯 진하다. ‘구성진 낙조’의 진수는 전남 진도군 지산면 가치리에서 가학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에서 절정을 이룬다. 양덕도(발가락섬), 주지도(손가락섬), 가사도 등이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바다가 밀도 높은 일몰을 선물한다. 특히 세방마을 인근 세방낙조전망대는 차 대기 편하고 바다가 코앞이라 일몰 명소로 인기를 끈다.

3. 통영 달아공원

통영 미륵도의 ‘땅끝’인 달아공원(경남 통영시 산양읍)에 서면 맑디맑은 바다와 수많은 섬이 빚어내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풍광이 화려하게 눈에 담긴다. 장재도, 저도, 송도, 학림도, 곤리도, 연대도, 만지도, 오곡도, 추도, 욕지도…이름을 다 부를 수 없는 수십 개 섬이 가는 해의 끄트머리를 못내 놓지 못하는 여행객의 허전한 가슴에 동동 떠오른다. ‘해넘이 잔치’가 시작되면 바다 사이의 섬들이 빠르게 빛깔을 바꾼다. 해넘이가 끝난 후엔 달이 둥실 떠오르고 부지런히 오가는 어선들의 불빛으로 수평선은 은하수처럼 밝아온다. 12월 31일은 때마침 보름과 가까워(음력 11월 16일) 2009년 마지막 해뿐 아니라 달까지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겠다.

4. 제주도 자구내포구

자구내포구(제주도 한경면 고산1리)는 제주도 서쪽 차귀도와 콧잔등을 맞대고 있다. 포구 한쪽에 돌로 쌓은 ‘도대불’은 지금의 등대처럼, 호롱불을 켜서 뱃길을 밝히던 곳이다. 포구 가까이 사는 사람 중에 나이가 들어 고기잡이를 나갈 수 없는 이들이 저녁에 나와 불을 켜고 새벽에 불을 껐단다. 나이 든 등대지기의 마음이 조금은 쓸쓸한 석양과 어쩐지 어울린다. 포구 뒤편에 솟아있는 당산봉(148m)에선 대섬, 지실이섬, 와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뤄진 차귀도와 여러 개의 여(물 위로 솟은 바위)가 조금 더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5. 강화도 동막해변

수도권과 가까워 먼 길 떠날 채비 없이, 설렁설렁 찾아가기 좋다. 해변에 늘어선 솔숲이나 모래사장에 서면 부드럽게 포물선을 그리는 해가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영종도 옆 바다를 붉게 물들인다. 동막해변 동쪽 끝의 ‘분오리돈대’에 올라가서 석양빛을 배경화면으로 삼아 여행객들의 실루엣을 카메라에 담아도 ‘작품’이 된다.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