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불교가 전해진 이후로 수많은 사찰이 건립되었고, 천년의 역사가 넘는 천년고찰만도 셀 수 없이 많다. 그 많고 많은 천년고찰 중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사찰이라면 영주의 부석사를 빼 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물로 알려진 무량수전과 수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부석사는 허투루 돌아볼 곳이 아닌 길고 긴 역사 속에 숨어 있는 수많은 이야기와 함께 유구한 세월을 감내한 문화유산을 보듬어 보는 값진 시간이다.
부석사는 봉황산 자락에 깃들어 있는 사찰이다.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면 부석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대석축이 한 눈에 들어온다. 봉황산의 산자락을 깎아 만든 대석축은 천왕문에서 범종루와 안양루까지 이어진다.
부석사의 대석축은 세 개의 큰 석축과 다시 낮은 경계를 이루며 모두 아홉 단을 이루는데, 극락에 이르는 화엄의 구품정토, 구품만다라를 상징한다. 험준한 산자락을 깎고, 다지기를 반복하며, 무거운 돌덩이를 지고 정교하게 쌓았을 그 당시 사람들의 노고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부석사를 이야기할 때 무량수전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미학을 자랑하는 무량수전은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묵묵히 품고, 아름다운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무량수전은 기둥 위에만 공포가 있는 주심포공법 뿐 아니라 배흘림, 귀솟음, 안쏠림 기법 등 다양하고 독특한 건축수법이 사용되어 눈길을 끈다.
부석사에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문화재를 많이 품고 있다. 무량수전을 포함해 국보 5점, 보물 7점 등 모두 13개에 이르는 국가지정 문화재가 남아 있다. 부석사 경내를 두루두루 돌아보며 산재해 있는 문화재들을 하나 둘씩 곱씹어보는 것도 부석사만의 묘미다. 특히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부석사 창건설화와 관련된 부석과 선묘각,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나무로 자랐다는 선비화는 부석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부석사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해가 서서히 저무는 저녁 무렵이다. 범종각에서 저녁 예불이 시작되면 범종각의 법고, 목어, 운판, 범종 등 사물을 두드리는 소리가 부석사 경내에 울려 퍼진다. 제법 리듬감이 느껴지는 법고소리가 잦아들면 은은한 동종소리가 메아리 치고, 사람들은 그 모습에 매료된 듯 경건하고 진지하게 바라본다. 저녁 예불이 끝날 즈음에는 소백산맥의 온화한 능선을 따라 넘어가는 해넘이의 장관이 펼쳐진다. 부석사에서 맛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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