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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비경과오랜 역사 담은 호젓하고 운치있는 '죽령옛길'

Sosahim 2010. 11. 21. 20:34

 

소백산 비경과 오랜 역사가 담긴 죽령옛길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트레킹 코스로,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3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옛사람 흔적을 느끼며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죽령옛길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 옛이야기 떠올리며 걷는 트레킹 코스

소백산에 딸린 고갯길인 죽령옛길은 사서에 기록 되어있는 길 중 가장 오래된 길이다. 경상북도 풍기읍과 충청북도 단양읍을 잇는 죽령옛길을 따라 계곡이 흐르고, 주변에 펼쳐지는 수목터널이 소백산 주요 능선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해낸다.

우리나라 동남 지역 교통 대동맥이었던 죽령옛길은 교통수단 발달로 사람들 발길이 끊기면서 수십 년간 숲덩굴 속에 묻혀 있었다. 영주시에서 옛 자취를 되살려 보존하자는 뜻에서 1999년 5월 이 길을 다시 뚫었고, 죽령옛길 안내판(희방사역과 죽령 고개 2개)과 전설 안내판(옛길 요소요소에 5개)들을 설치해 죽령옛길을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산책코스로 개발했다.

신나무, 물푸레나무, 서어나무 등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기간에 보존되어 온 다양한 수목과 이름 모를 각종 산새들과 다람쥐 등을 만날 수 있는 죽령옛길은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자연탐방로이기도 하다.

졸졸 흐르는 계곡물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길을 따라 걷자. 전나무 숲길을 통과하기도 하고 관목과 넝쿨이 칭칭 얽혀 있는 숲 터널을 지나다 보면 해발 696m 죽령 정상에 이른다. 누각 형태로 된 전망대에 오르면 풍기읍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소백산맥 제2연화봉과 도솔봉 사이 잘록한 허리인 죽령은 신라와 고구려 경계로, 양국이 서로 죽령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거듭 꺾이고 휘어지고 굽이도는 아흔아홉 굽이 죽령옛길에는 지금 낙엽송이 그득하다. 낙엽송을 바스락바스락 밟으며 고갯길을 걷다보면 옛 주막거리터 이정표가 보이며 주변으로 돌을 쌓은 집터 흔적도 발견된다. 그 옛날 객들이 지나가던 길에 들렸던 주막으로 지금은 사과 과수원만이 여행객들을 맞는다.

◆ 뜨끈한 온천욕으로 심신 회복

죽령옛길 끝에는 풍기온천이 자리 잡고 있다. 풍기온천은 지하 800m에서 끌어올린 불소가 함유된 알칼리성 유황온천수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만성관절염, 신경통, 동맥경화증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피부가 매끈해지는 기분이다. 풍기인삼과 한방을 이용한 사우나실도 운영하고 있어, 노곤한 심신을 회복시키기 그만이다.

풍기온천을 지나면 몇 백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길지인 정감록촌이다. 민간 예언서 '정감록'에는 국가적 재앙 앞에서도 영향받지 않을 10개 지역이 적혀 있다. 그중 하나가 금계리다.

금계동에 이웃한 임실마을은 풍기인삼이 시작된 시파지(始播地)다.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 주세붕이 산삼종자를 채취하여 시험재배를 시작한 곳으로 풍기인삼 효시가 되었다. 해발 250m 이상에서 자라는 풍기인삼은 달여 먹으면 농도와 향기가 진한 것이 특징이다.

대강죽령폭포에서 시작해 용부사와 죽령산신당, 죽령정상, 옛길, 주점주막터, 풍기온천과 금계동까지 거리는 16.1㎞ 정도. 5시간 정도 소요되는 이 길에서 초겨울 정취를 느끼며 건강도 챙기는 일거양득 트레킹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