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숨이 끊어지기 전에 고통을 느낄 수 있었나요?”
“예”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나요?”
‘예”
“생각도 할 수 있었나요?”
“예”
피해자 가족 일부는 차마 방청석에 앉아 있지 못하고 법정 밖으로 나가버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법정에서 검찰과 증인 간에 이뤄진 대화를 워싱턴포스트(WP)가 소개한 내용이다.
사바나예술디자인대 1학년생이던 배네사 팜(19·여). 한창 꿈 많은 여대생은 2010년 6월27일 한 부녀를 차에 태우는 호의를 베풀었다가 불귀의 객이 되었다.
살해 동기는 여대생이 운전 중 일방통행로로 잘못 들어섰다는 것 뿐이었다.
줄리아 미겔 블랑코 가르시아(27)는 운전 중이던 팜을 흉기로 마구 찔렀다. 몸에 난 상처는 무려 13차례에 이른다. 가슴의 난 상처 2개가 직접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측은 법의학자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된 블랑코 가르시아의 범행이 얼마나 끔찍했는지를 배심원단에 보여주려고 했다.
법의학자는 “손에 흉기를 제지하려다가 난 상처가 있는 점으로 봐서 피해자가 바로 숨지지 않고 맞서 싸운 것 같다”고 증언했다.
여대생이 숨지기 1시간 전 만난 친구의 어머니는 “30분간 얘기를 나눴는데 매우 행복해 했다”고 전했다. 그날은 팜은 여름방학을 맞아 부촌인 그레이트폴스 지역 한 가정에서 유모로 일하기로 결정난 날이었다.
팜은 그날 어린 딸을 팔에 안고 병원까지 태워달라는 블랑코 가르시아의 부탁을 들어줬다가 변을 당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블랑코 가르시아가 사건 당시 아파서 치료를 받던 중이었고 펜시클리딘(PCP)을 과다 흡입해 환각상태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단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비극의 대폭풍이 몰려온 상태였다”며 “피고인은 팜이 운전을 잘못해 딸 안전에 위험이 있을까 두려워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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