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무엇을 먹고 사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진화합니다. 초식동물에게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필요없습니다. 그냥
넓적하지만 풀을 잘 끊어내는 앞니와 그걸 잘게 부수어줄 어금니만 있으면 되지요. 하지만 반대로 육식동물이라면 그걸 잡기 위한 날카로운 발톱과
씹어서 뜯어낼 수 있는 송곳니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동물들의 생김새를 보면 대략 그 동물이 어떤 식으로 살아가겠구나~ 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고대의 공룡들의 뼈나 화석만 보고 육식인지, 초식인지, 서식환경이 어땠을꺼 같다라고 추정해낼 수 있는
것이지요.
자, 그럼 여기서 생각해봅시다. 주둥이가 긴~ 동물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왔길래 그렇게 길어진 것일까요?
긴입바늘두더지, 입이 길다는 것은 먹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길고
가는 입이 먹기 좋은 먹이는 벌레입니다. 혹은 딱딱하지만 쪼아서 뚫어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바늘두더지의 입을 딱딱한 무언가를 뚫을
정도로는 보이지 않는군요. 머리에서 길게 내려와 있는 입은 먹이를 쉽게 찾을 수도, 그리고 쉽게 잡을 수도 있게 합니다. 눈이 높은 위치에
있서 넓은 범위를 살필 수 있게 해주고, 긴 주둥이로 나뭇잎 사이를 헤치다가 발견하면 곧바로 먹을 수 있게되지요.
새부리코끼리고기, 물 속에도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물에서는 이동시에 발생하는 물살에 먹이가 알아챌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늘고 긴 주둥이를 샥! 움직여 미처 발견하기 전에 먹이를
포획하기에 근 주둥이가 유리합니다. 실제로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갖가기 다양한 사양방법을 사용하는데 큰 입으로 다 빨아들여 먹는다거나, 조용히
꿈쩍도 안하고 숨어있다 지나가는 고기를 잡아먹는다거나 하는 여러 방법을 사용합니다. 아, 그리고 이 코끼리고기는 전기를 뿜어내 발생하는
전기장이 다른 물고기에 의해 교란될 때 그걸을 파악해 상대의 움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전자기 레이더를 장착했다고 해야할까요.
갈색키위, 키위새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독특한 새 가운데 하나입니다. 포식자가
없는 곳에서 오랫동안 진화해온 새답게 날지를 못하죠. 긴 부리 끝에 있는 콧구멍으로 냄새를 맡아 벌레를 찾아
먹습니다.
개미핥기, 개미핥기에게는 긴입과 더불어 긴 혀를 가지고 있으면 앞발에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발로 흰개미집을 부수고 날름날름~ 긴 혀를 내밀어 개미를 잡아먹습니다. 점액질로 덮힌 혀는 한번 지나갈 때
마다 수십마리의 개미를 붙잡아 올립니다. 이가 거의 퇴화한 상태이기 때문에 빈치목에 속하며 대신 위장에 들어온 음식물을 갈아버리는 강력한
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개미핥기의 재밌는 점은 적을 만나면 이렇게 두발로 일어서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적을 위협한다. "나,
무섭지?"라고 말하는 듯한 이 자세는 의외로 자연세계에서 잘 통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