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세상속으로

취미로 시작했다 8조원을 벌어들인 마음 착한 엔지니어

Sosahim 2006. 10. 12. 06:24


e베이의 설립자, 피에르 오미디아,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8조원) 30대 중 한명이기도 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95년 9월 설립된 e베이(eBay Inc, 나스닥 상장명 EBAY, http://www.ebay.com)는 전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입니다.

e베이에서는 모든 물품이 정해진 가격이 아닌 경매 방식에 의해 유동적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오프라인 경매는 일 대 다수가 참여하는 방식이라 제품 수도 제한돼 있고, 제품의 가격도 주로 판매자에게 유리하게 조정됩니다. 하지만 e베이에서는 다수의 판매자와 다수의 소비자가 한꺼번에 참여하기 때문에 제품의 종류나 가격이 훨씬 다양하게 정해지죠.

e베이의 창립자인 피에르 오미디아(Pierre Omidyar)는 e베이가 철저한 ‘민주주의’ 철학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Coffee With Pierre" TIME.com 1999 Person of the Year)

프랑스 태생의 피에르 오미디아는 부모를 따라 6살 때 미국으로 이민, 미국 터프츠(Tufts) 대학에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전형적인 “공돌이”였습니다. 1988년 대학 졸업 후 8년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오미디아는 1996년 취미 삼아 이베이(eBay, http://www.ebay.com)라는 무료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제작, 운영합니다.  

이베이의 사업 아이디어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서로 알아서 물건을 팔 수 있게 하는 “온라인 장터”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시장은 판매자보다 소비자가 많아 제품 수도 제한돼 있고 제품의 가격도 주로 판매자에게 유리하게 조정되지만, 이베이에서는 다수의 판매자와 다수의 소비자가 한꺼번에 참여하기 때문에 제품의 종류나 가격이 훨씬 다양합니다.  

이베이의 이런 서비스는 입 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유명해지기 시작, 결국 사용자가 너무 많아 서버를 증축해야 할 상황까지 옵니다. 그러나 "공돌이" 오미디아는 서버를 증축하는 대신 늘어난 사용자를 줄이기 위해 유료화를 시작합니다. 사용자는 줄긴커녕, 오히려 계속 늘기만 해 결국 오미디아는 자신의 집에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베이를 건설합니다.  

그리스 민주주의와 e베이의 공통점

지금까지 전통적인 거래 방식은 소수의 기업이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무조건 자사의 제품만 판매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나, e베이에서는 다릅니다. 고객 개개인이 제품의 종류, 판매 방식, 가격 등을 ‘각자 알아서’ 정하기 때문에 훨씬 다양하고 자유로운 매매가 이뤄지는 것이죠.

e베이의 거래 방식은 고대 그리스의 직접 민주주의 정치와 비슷합니다. 중앙에서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직접 판매와 구매에 참여하면서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니까요.

e베이에선 매년 90억 달러 이상, 1억 가지가 넘는 아이템들이 거래되고 있지만, e베이 회사 내에는 물품 인벤토리도, 창고도, 영업 부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아이템의 종류, 수량, 가격, 거래 방식, 그리고 물건의 배송까지 거래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고객들이 대신해 주고 있습니다.

e베이에는 매일 수백만 명의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여들어 각자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고 있습니다. 서로 간의 거래가 성사되고 난 뒤엔 송금과 물건 배송까지도 각자 고객들이 책임지게 됩니다. e베이는 이렇게 사람들이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있을 뿐이죠.

e베이의 최대 강점은 이런 다수의 ‘민주적인’ 참여 방식에 있습니다. 아무리 한 기업의 규모가 방대하고 힘이 크다 하더라도 수백만 명의 판매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장만큼 유연하고 빠르고 세심하게 움직일 수는 없으니까요.

 

e베이의 막강한 수익구조

e베이의 수익 구조는 무척 단순합니다. 거래가 이뤄진 물품에 대해 1-5%의 중개 수수료(커미션)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죠. 이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수익 구조입니다. 웹 사이트에 회원 수만 늘리면 이들이 알아서 아이템 거래량을 높여 줄 것이고, 거래량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수익도 증가하니까요.

e베이는 앞으로도 회원 수를 계속 늘리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시장의 선발 주자로서 e베이에는 이미 1억 가지가 넘는 아이템들이 거래되고 있으며, 이 엄청난 아이템 가지 수는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1억 가지가 넘는 아이템을 팔고 있는 경매 사이트와 이제 겨우 100만 개의 아이템을 마련한 사이트가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e베이에선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아이템에서부터 다른 곳에서 도무지 찾을 수 없는 희귀 아이템까지 모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e베이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2002년 기준 e베이에 등록된 회원 수는 5000만 명에 육박합니다.

판매하는 제품을 스스로 홍보하고, 결제하고, 운송할 필요가 없는 e베이는 그만큼 회사의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상인 월 마트(Wal-Mart) 같은 경우 아이템의 종류, 수량, 가격, 마케팅, 운송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월 마트는 지금까지 막대한 운영비용을 감당해야 했으며, 장기 부채가 160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반면 e베이에는 아무런 부채가 없습니다. 오히려, 1998년부터 매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매년 급성장하고 있죠. (e베이는 2001년 한해 9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e베이 사업의 성공요인

e베이가 인터넷에 만들어낸 이 ‘가상 장터’는 공동체의 신뢰와 믿음에 의해 유지되고 있습니다. e베이 장터에 참여하는 모든 고객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믿음과 신뢰 구축을 위해 e베이는 사용자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 피드백 시스템에 의해 e베이의 거래자들은 온라인에서 서로에게 ‘등급’을 매겨 누구의 신뢰도가 높은지 확인한 뒤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2000년 e베이는 중고품 판매 사이트인 하프닷컴(Half.com)을 인수하면서 고정된 가격의 일대일 판매 방식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e베이는 자사의 경매 사이트에서 가격 흥정을 원치 않는 고객들을 위해 판매자가 제시한 가격 그대로 물건을 살 수 있는 "Buy It Now" 버튼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또한 e베이는 디즈니, IBM, 델 컴퓨터와 같은 대기업 제품을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해 주기도 합니다. 이들 기업들의 재고품이나 단종된, 혹은 반품된 제품을 e베이에 비교적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죠. 디즈니 같은 경우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 사용된 소도구 같은 '수집품'을 경매에 부쳐 커다란 부가 이익과 함께 기업 홍보 효과까지 누리고 있습니다. IBM의 경우, e베이를 통해 랩탑 컴퓨터를 판매하면서 소규모 사업체에 자사의 e비즈니스 서비스를 홍보하는 반사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 주정부까지 e베이 거래에 참여해 자신들의 잉여 자산을 매각하고 있습니다. ("eBay's Secret Ingredient" Business 2.0, Mar 2002 Issue)

e베이가 보유하고 있는 안정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크게 활성화 된 장터,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난 수의 구매자들은 이런 대기업들, 혹은 정부 기관과 거래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베이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e베이의 상거래 네트웍에 참여해 물건을 거래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입니다.

대기업들이 거래에 참여하기 하지만 e베이에서는 항상 모든 거래가 평등하게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e베이에서 랩탑 컴퓨터를 찾을 경우, IBM이나 개인 판매자나 모두 같은 조건으로 리스트에 오르게 됩니다. 구매자는 리스트에 판매자 중에 IBM이 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판매자를 선택해 거래를 하는 것이죠.

e베이가 이렇게 수많은 고객들을 한 곳에 수용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이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준 것도, 고객 신뢰를 위한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인터넷의 힘 덕분이었습니다. e베이는 인터넷의 힘을 활용해 오프라인에선 상상도 하지 못할 많은 수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수용할 수 있었고, 제품과 가격 정보를 모두에게 공개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평등하고 개방적인 시장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현재 피에르 오미디아는 e베이의 경영에서 물러나 자선사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가 e베이 주식으로 소유하고 있는 자산은 84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원에 육박합니다. 현재 e베이를 경영하고 있는 여성 CEO 멕 휘트먼(Meg Whitman)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여성 CEO이자, 12억 달러로 오프라 윈프라에 이어 미국에서 2번째 돈이 많은 여성 사업가로 기록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