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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봄·여름 패션 화두는…로맨틱 미니멀리즘

Sosahim 2006. 10. 27. 14:25

컬렉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년 봄·여름을 겨냥해 ‘프레타 포르테 부산’ 컬렉션이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부산 전시 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리고, ‘서울 컬렉션’은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진행된다. 해외에서 유행할 새로운 패션을 보고 싶다면 프레타포르테 부산을, 2007년 봄·여름의 서울 거리를 미리 보려면 서울 컬렉션이 나을 듯하다.

프레타 포르테 부산-해외 디자이너들과의 만남

올해 프레타 포르테 부산에서는 파리, 뉴욕, 도쿄, 베이징 등의 촉망받는 해외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다. 마크 제이콥스, 도나카란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리처드 채는 ‘편하고 세련된 뉴욕의 여름’을 테마로 고전적이고 섬세한 디자인의 의상을 선보인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리처드 채는 지난해 삼성패션 디자인펀드(SFDF)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 디자이너들에게 최고영예인 ‘금정장’을 획득한 지원보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동양문화는 나를 매혹시켰으며 이런 민족유산이 디자인의 원천"이라며 “다양한 요소들을 작품 속에 융합시켜 새로운 중국 전통 민족 정취를 실현시켰다"고 밝혔다.

캐머런 디아즈, 틸다 스윈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을 단골 고객으로 확보한 마리아 코르네조는 미니멀리즘적 요소를 잘 표현하는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재즈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가 생전에 즐겨 입었다는 사토 고신 의 작품들도 부산을 찾는다. 도쿄에서 활동하는 사토 고신는 클래식과 로큰롤을 기본 콘셉트로 마, 면, 실크 등을 주로 사용한다. 금속 소재와 이질감이 드러나는 원단을 부분적으로 사용해 포인트를 줬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피에리 앙리 마투는 수많은 문화와 스타일 중에서 장교의 재킷과 노동자의 윗옷, 리포터의 셔츠 등 각 개인의 직업과 색깔을 드러내는 셔츠를 메인 테마로 풀어내고, 덴마크 출신 피터 옌센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쇼에 반영하는 디자이너로 유명한다.





◇리처드 채(왼쪽), 사토 고신


국내 디자이너로는 조성경, 손정완, 신장경, 서순남, 이영희, 이종철·라세영, 신정숙, 정영원이 참여한다.

‘로맨틱 가든’을 콘셉트로 내세운 조성경은 다양한 실크를 사용해 결혼식에 온 손님과 들러리, 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1980년대 매니시 글래머러스 룩을 재해석한 손정완은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시크한 분위기를 강조했고, 실루엣은 길고 가는 슬림 핏과 허리의 볼륨을 강조한 극단적인 조합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퍼스트뷰코리아와 프로모스틸이 진행하는 트렌드 설명회는 각각 11월 1일과 2일에 열린다.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등 해외 4대 컬렉션 및 해외 주요 6대 도시의 패션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papbusan.com) 참고.

서울 컬렉션-2007 봄·여름 서울을 보다

서울 컬렉션은 내년 봄·여름 패션을 미리 엿보는 자리. 이신우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국내 62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컬렉션에 참가하는 디자이너의 상당수가 ‘로맨틱 미니멀리즘’을 내세우고 있다. 올봄 레이스를 위주로 다양하게 전개됐던 로맨티시즘과 가을부터 힘을 얻고 있는 미니멀리즘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왼쪽부터)마리아 코르네조, 피터 옌센, 조성경


‘어게인 로맨틱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는 앤디앤뎁은 “절제된 디테일과 컬러로 순수한 아름다움을 드러낼 것"이라며 “라인과 실루엣에 대한 고민을 통해 앤디앤뎁만의 미니멀리즘을 재현한다"고 밝혔다. 이윤정은 ‘어느 소녀의 한여름 밤의 꿈’을 테마로 내세워 로맨틱하고 현대적인 의상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새로운 패션 경향은 소재에서 나타날 듯하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순수’를 강조하며 자연 소재로의 회귀를 지향한다. ‘한복, 패션의 거리를 걷다’라는 테마로 컬렉션을 펼치는 이영희는 “혜원 신윤복을 비롯한 전통 민화에서 드러나는 고유의 실루엣과 색감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한지를 가공한 소재로 한국 전통의 정서를 표현한다. 전통 소재 외에 모시, 실크, 면, 마 등 천연 소재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새(isae)의 최명욱은 “진흙염색, 쪽염, 홍화염 등 천연 염색 소재로 실과 옷감이 지닌 본래의 모습을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직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콘셉트로 잡은 황재복은 “인위적인 장식들이 가미되지 않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황재복의 라인들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인체 곡선을 그대로 살려주는 드레스를 통해 자연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표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승완은 소재를 가공해 변형되는 표면감으로 밀리터리적 요소를 그대로 드러내고, 김서룡은 정형화된 소재에서 벗어나 재구성된 차별화된 소재를 표현한다. 정욱준도 면과 울 등을 재해석해 소재와 소재, 아이템과 아이템 등 극단적으로 상반된 실루엣들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실루엣을 추구한다.

내년 봄·여름 역시 블랙과 화이트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블랙과 화이트를 주요 색상으로 내세운 가운데 오프닝을 장식할 이신우는 “이신우 남성복에는 서로의 마음을 완벽하게 읽어낸 여성복이 공존한다"며 “남과 여의 극단성을 자연스럽게 허무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흑과 백이 만나 회색이 된다"고 컬렉션 메인 테마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