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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지방에 사는 기린은 한국에서 겨울나기가 힘들다. 피부 두께가 얇아 추위에 매우 약하기 때문. 온도가 1∼2도만 떨어져도, 체감 온도는 갑절이 된다. 찬 바람이라도 한 번 잘못 쐬면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내실 온도를 약 18도로 유지해야 한다.
동물원은 지난 10월 말께 40평 공간의 기린사(飼) 내실 전 바닥에 1㎝ 두께로 대팻밥을 깔았다. 빠르면 이번 달 말쯤 보일러를 틀 예정이다.
아프리카가 고향인 ‘자카스펭귄’도 마찬가지다. 조금만 추워져도 난방기 곁에 펭귄 8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떠날 줄 모른다.
하마는 날씨가 추워지면 아예 수조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워낙 피부가 두꺼워 추위를 잘 타지 않을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물에서 나와 찬 바깥 바람을 맞으면 마치 사람처럼 피부가 튼다.
심할 경우 갈라져 피가 나기도 한다. 바깥 나들이를 잘 안 하다 보니 하마에게 겨울은 ‘살찌는 계절’이다.
사슴 등 초식동물을 위해 동물원측은 한 달여 공사끝에 지난 7일 보송보송한 지푸라기로 지붕을 새로 엮었다. 공사비만 100만원이 들었다. 한꺼번에 많은 눈이 내려도 버틸 수 있게 단단히 고정했다.
동물원은 다음달 초쯤 공작과 토끼·마라 등이 살고 있는 어린이 동물 우리에 바람막이 비닐을 만들 예정이다.
섭씨 25도를 항상 맞춰야하는 파충류 사(飼)는 하루 종일 보일러를 돌리고 있다. 바깥 온도에 체온을 맞추는 변온동물이라 그 이하로 온도가 낮아지면 자칫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우치 동물원에 새 둥지를 튼 ‘붉은 캥거루’(red kangaroo) 3마리는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집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향인 오스트레일리아와 기후가 비슷해 큰 어려움은 없다.
겨울을 반기는 동물도 있다. 추위에 익숙한 시베리아 호랑이와 곰은 신이 났다. 여름엔 햇볕을 피해다니느라 바빴지만 요즘은 밖에서 서로 뒤엉켜 논다. 먹이도 풍부해 겨울잠도 자지 않는다.
사슴은 ‘작업’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지금부터 내년 2월까지 교미철이기 때문이다. 이맘때면 수컷들 사이에는 전쟁이 벌어진다. 사육사들은 동물들이 다칠까봐 수컷들의 뿔을 잘라냈다. 또 대장 수컷 한 마리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암컷과 떼어놨다.
겨울나기에 돌입하면서 동물원의 난방비 부담은 늘어났다. 지난달까지는 200만원 정도에 그쳤지만, 이번 달부터 다음해 2월까지 난방비는 3천만원 정도 들것으로 동물원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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