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동물

고래는 왜 육지로 올라와 집단 자살을 할까?

Sosahim 2006. 12. 28. 17:07

 

파일럿 고래 37마리가 1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북부 루아카카 해안가에서 '집단 자살'을 했다.

애초 77마리가 자살하기 위해 뭍으로 올라왔으나 40마리는 구조대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바다로 다시 밀어 넣어 살려냈다.

전문가들은 고래나 물개 같은 해양 동물이 육지로 올라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상을 '스트랜딩(stranding)'이라고 부른다.

그 원인을 어떤 이유에선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래는 폐렴 등에 걸려 자기가 죽어간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뭍으로 올라와 자살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래는 왜 집단자살을 할까?

최근 호주의 한 해안가에 범고래 80여마리가 올라온 후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는 바람에 자원 봉사자들이 구출작전을 벌였다는 소식이 화제를 모았다.

고래가 집단자살을 하는 이유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그 의견이 분분하다. 종류를 불문하고 떼를 지어 밀물을 따라 해안에 왔다가 썰물을 따라 돌아가지 못하고 죽은 고래의 습성은 지구상의 동물처럼 보이지 않는 고래의 생김새와 커다란 덩치만큼이나 미스터리한 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가설을 세워 수십마리에서 수백마리에 이르는 고래 떼가 육지로 올라오는 '집단자살' 현상을 설명해왔다.

일부 과학자들은 자살을 시도하는 일부 고래들의 귀 쪽에 생긴 염증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방향감각 기관이 있는 귀의 초음파 기관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위치나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고래들의 이상행동이 집단자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혼란이 고래가 집단자살하는 이유라고 설명하는 과학자도 있다.

일각에서는 잠수함에서 발사한 초음파가 고래들의 귀를 마비시켜 집단자살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고래들이 잠수함의 초음파로 인해 방향감각을 상실해 이리저리 떠돌다 결국은 단체로 죽음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소음이 고래의 자살을 부른다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하루에 14마리의 고래가 집단자살한 바하마 해안가에서는 미 해군의 수중음파 탐지기가 강력한 음파를 내보내고 있었다. 또 카나리 제도에서 고래가 집단자살했을 때 인근에서는 58대의 군함과 6대의 잠수함이 참가한 연합국의 해군 작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주장을 펼치는 과학자들은 "고래들은 110dB이 넘는 소리를 견디지 못하며, 소리가 180dB이 넘을 경우 고막이 찢어 지는 등 극도의 고통과 공포에 휩싸이기 때문에 해안으로 몰려나오는 이상행동을 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바하마의 바닷속에서 군함들이 낸 소음은 대략 235dB(데시벨) 정도다.

그러나 바닷속 동물들 중에서 유독 고래만 소음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자살한 고래의 고막이 터져 있지 않고 멀쩡하다는 것도 이 같은 반론을 뒷받침한다.

멸치나 고등어를 따라 바닷가 근처까지 온 고래들이 먹이를 사냥하는 도중 방향감각을 상실, 해안가를 깊은 바다로 오인해 뭍으로 올라와 죽는다는 주장도 있으며 소화장애로 인해 판단이 흐려진 행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밖에 고래의 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방향 감각을 파괴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으며, 집단행동을 하는 고래들이 실수로 육지에 올라간 우두머리 고래의 행동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과학자도 있다.

그러나 뭍으로 올라와 자살하는 고래들은 서로 성별, 연령, 습성 등에서 별 공통점이 없기 때문에 고래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밝혀내는 것은 과학자들의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