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가볼만한곳

전라남도의 가볼 만 한 명소들.

Sosahim 2008. 9. 12. 18:43

 

◆ 진도 민속기행


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를 맞아 국악과 민속, 한국화 등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전통 기행을 떠나 보자. 목적지는 ‘보배의 섬’ 전남 진도다. 진도는 한반도에 딸린 섬 가운데 제주·거제에 이어 3번째로 큰 섬. 섬 곳곳에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과 예술의 향취가 배어 있다.


4대에 걸친 소치(허유) 일가 전통 남화의 산실인 ‘운림산방’을 비롯, 국립남도국악원, 진도향토문화회관, 남진미술관, 소전미술관, 소치기념관 등 문화예술 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신비의 바닷길와 세방낙조 등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추석 날(14일) 오후 7시 대극장 진악당 무대에서 특별공연 ‘달아 달아 밝은 달아’를 선보인다. 공연은 기악합주 ‘남도굿거리’를 시작으로, 가야금 독주 ‘달하 노피곰’, 민요 ‘팔월가’ ‘달맞이’, 가야금병창 ‘진도 방아타령’, 판소리 입체창 ‘춘향가 중 사랑가’, 무용 ‘부채춤’ ‘진도북춤’ ‘강강술래’, 그리고 사물놀이 ‘판굿’ 등으로 90분 동안 이어진다. 관람료는 없다.


추석 하루 전날(13일)에는 오전 11시 의신면 운림산방에서 남도예술은행이 운영하는 ‘미술품 토요경매’가 열린다. 전남도가 전업작가들에게서 사들인 한국화와 문인화 서예 작품 등을 경매 방식으로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어 오후2시부터는 진도읍 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토요민속여행’ 공연이 펼쳐진다. 역시 무료공연이다. 이번 무대는 한가위 특집으로 앉은반 사물놀이, 남도민요, 판소리, 강강술래, 진도아리랑 어울마당 등으로 진행된다.


또 13일 오후 1시 지산면 소포마을에서는 민속놀이와 전통민요를 옛 모습 그대로 전승한 ‘세시풍속놀이’를 펼친다. 걸군농악대원들의 매굿으로 시작, 윷놀이, 닭싸움, 줄다리기, 노래자랑, 강강술래 등이 이어진다.


진도에서는 이밖에 지산면 세방리 해안도로 전망대에서 환상적인 다도해 일몰(낙조)을 만날 수 있다. 진도대교와 녹진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울돌목 명량대첩지, 남도석성, 용장산성 등도 볼거리다.

 

 

◆ 담양 웰빙·문학기행


 

가을이 성큼 다가온 계절, 남도의 깨끗한 자연과 가사문학의 향기를 간직한 전남 담양의 누정(樓亭)들을 찾아 마음의 여유를 찾는 ‘웰빙 여행’은 어떨까.


 

담양은 예로부터 대(竹)와 죽세공품으로 잘 알려져 ‘죽향(竹鄕·대나무골)’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영산강이 발원하는 담양은 깨끗한 생태환경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수백 년 된 거목들이 즐비한 담양천 ‘관방제림’, 죽녹원, 대나무골테마공원 등 산림욕과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웰빙 관광지’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가사문학의 산실인 정자들과 선비들의 풍류공간이었던 원림 등이 모여 있어 문학·풍류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식영정과 송강정, 면앙정, 환벽당 등은 우리 가사문학의 대표적 작품들이 탄생한 공간들이다. 또 소쇄원, 명옥헌원림, 독수정원림 등도 조선 중기 선비들의 자취와 정신, 풍류를 담고 있는 명소들이다.


 

무등산 자락과 광주호, 담양천 등을 중심으로 산재해 있는 누정들은 당대의 시인 묵객들이 드나들면서 학문과 사상, 문학작품을 토해낸 역사적 의미와 함께, 빼어난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오늘에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다. 송순의 ‘면앙정가’와 정철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등 귀에 익은 가사문학 작품들이 이곳에서 탄생했기에 이 일대는 ‘가사(시가)문화권’이라고 불린다.


 

식영정은 송순·김윤제·김인후·기대승·양산보 등 당대의 문인과 학자들이 드나든 곳. 정철이 성산별곡을 여기서 지었다. 고서면의 송강정은 송강이 당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때마다 내려와 초막을 짓고 지낸 곳. 이곳과 식영정을 왕래하며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많은 시가와 가사를 남겼다. 봉산면의 면앙정은 송순이 은거한 문학공간이다.

 

소쇄원과 명옥헌원림은 조선시대 대표적 민간 정원으로 꼽힌다. 명옥헌원림의 백일홍은 이맘때면 개화기간(100일)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연못을 선홍빛으로 물들인다.


 

담양군은 한가위를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과 관광객들에게 죽녹원, 한국대나무박물관, 한국가사문학관, 가마골생태공원, 소쇄원, 금성산성 등 군이 관리하는 모든 관광지를 추석 날 하루 무료 개방하기로 했다. 군은 “무료 개방하는 날에도 관광객 안내와 편의제공을 위해 근무자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광주 미술(비엔날레)기행


한가위 연휴 기간 중 호남권을 찾는 귀성객과 관광객들은 광주를 찾아 세계적인 미술잔치를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년마다 세계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조망하는 국제미술축제 ‘광주비엔날레’가 최근 개막했다. 광주비엔날레는 1995년 창설돼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다. 이미 아시아의 대표 비엔날레로 자리잡았고, 세계적으로도 주목 받는 미술축제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 광주시립미술관과 무등산 자락의 의재미술관, 대인시장, 광주극장 등 곳곳에서 열리는 전시와 프로젝트들이 다채롭다.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샌프란시스코아트인스티튜트학장) 예술총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를 ‘주제 없이’ 치른다. 전시제목은 ‘연례보고(Annual Report)’. 철학적 주제를 정해 ‘한정된’ 전시를 보여주는 대신, 최근 1년 사이의 주요 전시와 미술현장, 사회문화 흐름과 이슈 등을 한자리에 모아 ‘보고’ 형식으로 제시한다.

 

전시에는 36개국 127명의 작가가 참여, 115개(1000여 점)의 전시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길위에서’ ‘제안’ ‘끼워넣기’ 등 3개 섹션으로 이루어졌다. ‘길위에서’는 2007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내·외 미술관 등에서 펼쳐진 전시 가운데 36개를 선정, 전체 또는 일부를 들여와 재연출한다. 고든 마타 클락의 회고전과 한스 하케 전시 등이 눈길을 끈다.


 

‘제안’ 섹션은 국내·외 젊은 큐레이터 5명이 29명의 작가와 함께 현대미술과 사회문화에 대한 관계를 조명하는 제안 형태의 전시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끼워넣기’는 독창적인 작업을 하는 개별작가 전시와 이벤트적 프로젝트를 초대한다.


 

광주극장에서는 독일 뉴저먼시네마의 거장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 1945~1982)의 14부작 TV영화 ‘베를린알렉산더광장’(Berlin Alexanderplatz, 1980)을 필름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 특히, 비엔날레전시관 인근에는 국립광주박물관과 시립민속박물관이 자리잡고 있어, 한가위를 맞아 펼치는 민속놀이와 세시풍속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비엔날레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는 성인 1만2000원(단체 1만원), 청소년 5000원(단체 4000원), 어린이 2500원(단체 2000원).

 

 

◆ 순천만 ‘와온마을’ 절로 탄성이…


 

호남고속도로 순천IC에서 여수방면 17번 국도를 타고 20~30분쯤 해룡면으로 달리면 ‘S’자 물길로 유명한 순천만이 펼쳐진다. 전남 남해안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있는 순천만은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드넓은 개펄과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연안습지로, 희귀조류와 짱뚱어 등 개펄 생물이 공존하고 있다.


 

순천만을 한눈에 굽어보는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갈대군락지와 개펄이 어우러진 장관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저녁에 지는 낙조(落照)는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순천만은 최근 국제습지협약에 등록되기도 했다. 갈대밭에는 산책 코스가 만들어져 있는데, 이 갈대밭이 김승옥의 ‘무진기행’ 무대이기도 하다.


 

순천만 동쪽 끄트머리 해룡면 상내리로 가면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어촌체험 관광마을인 ‘와온마을’이 있다. 여수방면 863번 지방도를 타고 해안도로(중흥·해창·선학·상내 경유)를 지나면 시원한 갯바람과 함께 드넓은 개펄이 펼쳐진다. 가족과 함께 해안을 따라 달리는 부담 없는 드라이브도 제격이다.


 

순천만은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선이 발달해 있어 크고 작은 섬들을 감상할 수 있다. 동쪽으로 여수시 율촌면 가장리가, 남서쪽에는 고흥반도가 인접해 있다. 개펄에는 현재 어민들이 짱뚱어, 새꼬막, 칠게, 낙지, 숭어 등을 잡고 있다. 다만 연휴 때는 이런 체험은 할 수 없다.


 

이 곳은 전국에서 사진작가가 풍경을 담기 위해 몰려드는 곳으로 ‘개펄’과 ‘어촌’의 어우러짐이 보는 이를 감탄케 한다. 

 

 ◆ 광양 백운산자연휴양림에서 산림욕


전남 광양은 기업도시로의 면모가 강해 자칫 삭막한 인상이 강할 수 있지만, 오산이다. 광양은 섬진강과 호남의 명산 백운산(1218m)으로 대표되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기 때문. 호남고속도로 광양IC에서 광양읍으로 나와 11㎞가량 20분쯤 달리면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백운산 기슭에서 ‘백운산자연휴양림’을 만날 수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삼나무, 편백이 무성하고, 천연림과 인공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편백 숲속의 계곡은 전국 일품으로 꼽힌다. 인근에는 도선국사가 35년간 수도하던 옥룡사지(국가지정 사적 407호)와 함께 옥녀탄금혈과 옥녀배혈의 여인상 산세를 지닌 양산 마을이 있다. 특히 황토 숲길을 거닐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추석 연휴인 13~15일까지는 숙박시설(26실)이 모두 예약이 꽉 찼다. 다만 오토캠프장(19개소), 취사장(4개소), 야영장(2개소) 등의 편의시설은 이용이 가능하다. 이용료는 입장료 1000원, 주차료 2000원.


백운산은 광양시 다압·진상·옥룡면 3개면과 구례군 간전면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있다. 전남에서는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다. 정상에서는 장쾌한 지리산 마루금과 광양만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끼고 돌며 흐르는 금천계곡(다압면 금천리), 어치계곡(진상면 수어저수지), 성불계곡(도솔봉 남쪽 봉강면), 옥룡면의 젖줄인 동곡계곡(광양읍 동천) 등 4대 계곡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