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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가 부른다 가을 명산 베스트 5

Sosahim 2008. 9. 12. 19:03

찜통처럼 들끓던 숲 속의 오솔길에도 서늘함이 찾아왔다. 시원한 바람이 손짓하는 가을이다. 한가위의 풍성함과 함께 찾아온 가을바람을 즐기려면 산으로 가자. 한낮의 햇살은 따가워도 살갗을 스쳐가는 공기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가을이 물렁하게 익으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시기다. 하지만 산길 옆 풀숲의 냄새 속에도 이미 가을은 와 있다. 단풍과 억새로 상징되는 가을 산을 오르며 온몸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자. 함께 찾아오는 건강은 보너스다.


수도권 억새 탐승 1번지, 포천 명성산

 


궁예 전설이 묻힌 신비의 산… 6시간 및 3시간 코스 인기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의 경계에 솟은 명성산(鳴聲山·923m)은 수도권 억새 탐승 1번지로 꼽히는 산이다. 매년 가을이면 억새꽃밭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인들이 수만 명에 달한다. 이곳의 억새 절정기는 10월이지만 9월에도 이미 무르익은 가을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철원평야 남동쪽에 위치한 명성산은 궁예의 전설과 많은 절경이 묻혀있는 신비로운 산이다. 산자락에는 국민관광지로 사계절 관광객들로 붐비는 산정호수를 비롯해 비선폭포, 등룡폭포, 궁예와 왕건이 기도를 드렸다는 자인사, 삼부연폭포, 용화저수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명성산 일부 지역은 군부대 사격훈련장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다. 하지만 주말과 일요일에는 늘 개방하며, 평일에도 사격이 없는 날은 산정호수 매표소에서 출입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전화로 확인한 뒤 산행이 가능하다.


명성산 산행은 등룡폭포 입구 매점과 식당가를 출발해 비선폭포~등룡폭포~억새밭~삼각봉~정상~신안고개~산정호수로 나오는 6시간 코스가 인기 있다. 또는 이 코스 중간의 삼각봉까지만 갔다가 자인사로 하산하는 3시간 코스도 많이 이용한다.

자인사를 통해 오르내리는 코스는 매우 가팔라 위험하다. 노약자나 초보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비선폭포 직전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책바위 암릉코스는 자인사 코스와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조망은 훨씬 좋다. 이곳 역시 가팔라 초보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삼각봉에 오른 뒤 정상까지는 약 40분 거리로 비교적 쉬운 능선이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서쪽 계곡을 통해 신안고개 방면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안고개에서 산정호수까지는 대중교통편이 없으므로 불편하다. 다시 역으로 삼각봉을 경유해 자인사나 책바위 코스로 내려서기도 한다. 입산 문의는 산정호수 매표소

교통   서울 전철 4호선 수유역에서 30분 간격(06:00~ 20:50)으로 운행하는 동송행 버스 이용, 운천에서 하차. 1시간10분 소요. 운천에서 자인사 못미쳐 상동 주차장까지 일반버스·좌석버스·군내버스가 30분 간격(06:00~ 21:40)으로 운행. 10분 소요.

자가용은 의정부에서 포천 방면 43번 국도를 타고 포천읍내를 지나 철원 방향으로 직진한다. 포천읍에서 25㎞쯤 가면 문암 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우회전, 계속해 좁은 도로를 따라 4㎞ 정도 들어가면 산정호수 입구 매표소다.

숙박   등룡폭포 등산로 초입의 숲속의하얀집, 자인사 부근의 철원상회, 바위상회, 산장민박 등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최고의 가을 산행, 정선 민둥산

 


정상까지 1시간30분… 억새밭 사이로 부담없는 가족 산행


민둥산(1117.8m) 억새밭은 가을이면 전국에서 찾아오는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는 곳이다. 강원 내륙지방의 가을 산행지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곳이다. 매년 억새철이면 민둥산은 많은 탐방객들로 붐벼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조용한 시골의 뒷동산으로 관광버스가 줄지어 몰려드는 모습은 매우 이색적인 광경이다.

민둥산 억새밭은 산 정상부 전체에 형성되어 있다. 그 규모가 엄청나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산행 코스도 짧고 유순해 간단히 준비해서 오르내릴 수 있어 부담이 없다. 한가위 전후로는 아직 억새의 절정을 맛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결 한적하게 민둥산을 즐길 수 있다.

민둥산 산행은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한다. 도로 건너편의 오솔길 입구에 이정표가 있다. 계곡과 능선길을 이용해 억새밭이 펼쳐진 정상으로 오른다. 정상에서 계속해 주능선을 타면 지억산을 거쳐 화암약수까지 능선을 종주할 수 있다. 하지만 민둥산 정상부를 벗어나면 아무래도 억새밭은 시원치 않다. 억새밭 구경이 목적이면 정상만 오른 뒤 하산하도록 하다.

증산에서 철길 밑으로 난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곧바로 등산로 입구다. 이곳에서 다리를 건너 계곡을 따라 20분 정도 오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정상으로 직접 이어지는 가파른 산길로 억새밭을 관통해 진행한다. 갈림길에서 직진해 계곡을 끼고 계속 오르면 발구덕 마을을 거치게 된다. 커다란 분지 속에 형성되어 있는 마을로 석회암의 침식으로 함몰된 매우 독특한 지형이다. 마을 입구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낙엽송 숲을 통과하면 민둥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증산에서 발구덕을 거쳐 민둥산 정상까지 오르는 데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교통 서울→정선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일 11회(07:10~18:55) 운행. 3시간40분 소요.
정선 →증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7회(10:20~19:10) 운행. 약 1시간 소요.
청량리역→증산역 무궁화호 열차가 1일 6회(08:00, 10:00, 12:00, 14:00, 17:00, 21:50, 22:4) 운행.

숙박
증산역 앞의 현대여관, 지성여관, 미도여인숙 등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시설은 정선 읍내의 모텔이나 민박이 낫다.

번잡한 속세 잠시 잊고, 인제 연가리골

 


호젓한 계곡, 바위 오르며 단풍과의 데이트

강원도 인제의 연가리골은 계곡 자체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또한 가을이면 붉은빛 단풍이 골짜기를 물들여 더욱 수려하게 빛난다. 이곳은 사람들로 붐비는 인기 산행지임에 비해 호젓한 것이 장점이다. 반면 주변에 즐길 만한 위락시설이 전무해 단풍과 함께 가을 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는 쓸쓸하게 느껴질 정도다.

 

인제군 현리에서 방태천을 따라 난 지방도를 타고 진동리 방면으로 15㎞가량 진행하면 연가리골 입구인 밤바위 마을에 닿는다. 몇 집 살지 않는 너무 자그마한 마을이라 입구에 눈에 띄는 표지석도 없다. 오른쪽 도로 아래를 잘 살피며 서행하면 깊은 계곡 입구에 마을이 보인다.

밤바위 마을에서 방태천을 100m쯤 거슬러 오르면 물 건너편에 건물이 보인다. 개울을 건너 이 건물 옆을 지난 뒤 연가리골 너머 왼쪽의 농로를 탄다. 가을 계곡의 분위기는 골짜기 속으로 들어가야 맛볼 수 있다. 계곡의 형태는 비교적 순탄하다. 물줄기 양쪽의 암반을 건너며 오르면, 이따금씩 작은 폭포와 고요한 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계곡 중간 즈음에 계곡은 크게 두 갈래로 갈린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뻗은 지류를 따라 길을 찾는다. 잠시 뒤 다시 물줄기가 뚜렷하게 두 가닥으로 갈리는 곳에서 오른쪽 작은 폭포가 있는 지류를 타고 오르면 계곡은 끝난다.

 

연가리골이 끝나면 길이 훤히 뚫린 백두대간 능선에 오른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200m쯤 가면 1059m봉이다. 이 봉우리 정상에서 우측의 동릉을 타면 850m봉까지 단풍나무 능선이다. 하지만 이 능선은 이정표나 안내판이 없어 초보자는 길을 잃을 위험이 있다. 지도와 나침반이 준비되지 않은 초심자는 연가리골을 통해 오르내리는 게 좋다.

교통 인제군 기린면 소재지 현리의 방태교 오른쪽으로 난 453번 지방도를 따라 방태산 자연휴양림 입구와 갈터를 경유한 뒤, 5㎞ 더 가면 밤바위 마을이다.
서울→현리 상봉터미널에서 하루 8회(07:20~18:10) 운행하는 현리행 버스 이용. 3시간30분 소요.
현리→진동리 버스정류장에서 오전 7시부터 1시간30분 간격으로 방동약수 입구 경유 갈터까지 군내버스 운행.

숙박 방태산 자연휴양림이나 그 입구의 민박집 방태산쉼터, 갈터 종점의 갈터쉼터 등을 이용한다. 연가리골 입구인 밤바위 마을엔 민박집이 없다.

어린이도 오르는 산, 태백산

 


2시간이면 주능선 … 발 아래 펼쳐진 경치에 탄성

태백산(太白山·1566.7m)은 사철 인기 있는 산이다. 새해 일출, 겨울 눈꽃, 봄철 철쭉과 함께 가을이면 단풍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태백산 단풍은 화려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니라 산 전체를 은은하게 물들이는 특징이 있다. 특히 부소봉에서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은 늦은 가을이면 묵직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태백산은 조망이 뛰어난 산이면서도 쉽게 오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산행 기점인 당골(870m)과 유일사 매표소(950m)의 고도가 높고 등산로가 잘 닦여 있어 누구나 두어 시간이면 주능선에 올라설 수 있다. 정상에 서면 강원 내륙의 높게 솟은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 정도로 경치가 멋지다.

당골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산행은 당골~반재~망경대~천제단 왕복코스(3시간30분 소요) 또는 천제단에서 문수봉을 거쳐 당골로 되내려오는 코스(4시간30분 소요)가 알맞다. 유일사 매표소 기점 산행은 유일사 매표소~주목 군락지~천제단~망경대를 거쳐 당골로 내려서거나(3시간30분 소요), 천제단에서 문수봉을 거쳐 당골로 내려서는 코스(4시간30분 소요)가 적당하다. 유일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당골에 비해 고도가 80m쯤 더 높은 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드는 장점이 있다.

 

태백산 도립공원은 국립공원과 달리 아직도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700원의 공원입장료를 받는다. 주차료 승용차 2000원, 버스 4000원.

교통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1일 26회(06:10~18:59) 직행·직통버스 운행. 무정차 3시간30분 소요.
서울 청량리역에서 태백역 1일 7회(08:00~22:00·금요일에 23:00발 추가) 운행.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당골과 유일사로 운행하는 버스가 수시로 다닌다.

숙박 당골 태백산민박촌이 숙박지로 인기가 높다. 식기를 비롯한 조리기구와 세면도구는 지참해야 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받는다

바다가 한눈에, 장흥 제암산·사자산


파도 치는 억새와 함께…3~7시간 등 코스 다양

장흥 제암산(帝岩山·807m)~곰재산~사자산(獅子山·666m) 줄기는 억새와 함께하는 가을 산행지로 적격이다. 봄이면 철쭉으로 벌겋게 달아오르는 이 산줄기는 가을이 오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웅장한 바위가 솟은 제암산 남동릉은 은은한 가을빛으로 바뀌고, 사자두봉(560m)으로 이어지는 사자산 서릉은 백마의 갈기처럼 화려하다. 억새밭 남쪽으로 보이는 바다까지 눈에 들면 가을 분위기는 한층 깊어진다.

 

제암산 산행코스는 여러 가닥이다. 그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장흥읍 금산리 신기마을에서 시작해 한바퀴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보성군 웅치면 제암산 자연휴양림을 베이스캠프로 하는 원점회귀 코스도 무난하다. 장거리 종주를 원하는 이들은 2번국도의 감나무재(시목치)에서 제암산을 거쳐 사자산까지 잇는 능선길에 도전해도 좋다.

가장 대중적인 산행 기점인 신기마을 코스는 동네 뒤편의 공원묘지 주차장에서 촛대바위나 형제바위를 경유해 제암산 정상에 올라선 다음, 남릉을 따라 곰재를 거쳐 다시 신기마을로 내려서게 된다(3시간30분 소요). 혹은 중간의 곰재에서 곰재산과 간재를 거쳐 임도를 따라 신기마을로 돌아오기도 한다(4시간30분 소요). 사자산까지 산행을 연결할 때는 사자두봉에서 서쪽 능선을 타고 18번 국도변의 기산리로 내려 설 수 있다(7시간 소요). 자연휴양림에서는 전망대 능선~동릉~제암산 정상~곰재~휴양림 원점회귀 산행이 대표적인 코스다(3시간 소요).

장흥과 보성을 잇는 2번 국도 위의 감나무재는 호남정맥상의 고갯마루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기점으로 구간종주를 하곤 한다. 이 고갯마루의 공터에서 작은산(689m)~제암산~곰재산~사자산을 잇는 산행은 7시간 이상 걸린다. 장동읍 용곡리 산동마을에서 새재로 올라선 다음 시루봉(700m)을 거쳐 제암산을 오를 수도 있다(2시간 소요).

교통 우선 장흥이나 보성까지 간다.
장흥→신기 공용터미널에서 1일 6회 운행. 
장흥→산동 공용터미널에서 1일 3회(09:10, 12:05, 16:40) 운행.
장흥→감나무재 공용터미널에서 30분(05:50~19:10) 간격 운행하는 장동·장평행 장흥교통 이용. 요금 1000원.

숙박 제암산 자연휴양림에 다양한 크기의 산막이 있다. 입장료 무료. 주차료는 승용차 3000원, 버스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