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식물

600살 '은행나무' 회춘

Sosahim 2009. 6. 23. 21:31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보호수 1호로 지정된 노거수가 한 그루 있다. 수령이 600년이나 된 것으로 알려진 은행나무다. 이 나무가 시민과 관광객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오랜 수령과 더불어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의 바로 곁에는 새끼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다. 노거수 밑동에서 움을 트기 시작해 5년째 무럭무럭 크고 있다. 높이는 5m이고 직경은 8㎝의 어엿한 은행나무다. 사람들은 이 나무를 600년 된 노거수의 후계목이라 부르고 있다.

궁금한 것은 이 어린 은행나무가 노거수의 뿌리에서 돋아난 맹아인지, 씨앗이 떨어져서 뿌리를 내린 종자번식인지다.

호기심이 증폭되자 전주시와 국립산림과학원이 이 은행나무의 성장력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전주시는 풍남동 은행로 은행나무에 대한 전반적인 이력사항 조사를 국립산림과학원 DNA분석팀에 의뢰했다. 분석팀은 시료를 채취해 이 은행나무의 정확한 수령과 후계목 생성 경로 등을 분석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 은행나무는 고려 우왕 9년(1383) 최담 선생이 낙향한 뒤에 심은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홍용표 박사는 “잎사귀 시료를 채취해 개체식별이 가능한 DNA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600년 된 나무와 5년 된 나무가 한 뿌리인지, 종자가 떨어져 우연히 식생한 것인지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추측으론 600년이나 살면서 기력이 떨어진 노거수가 줄기세포처럼 자기조직을 키우기 위해 재생능력을 가동해 새 싹을 틔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경우 ‘나무의 회춘’이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시 양호석 푸른도시조성과장은 “시민의 궁금증이 많아 이 은행나무에 얽힌 전설과 비밀 규명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분석결과가 나오면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