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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다 한눈에 담는 천혜의 절경 '거진'

Sosahim 2009. 7. 10. 09:54

 

 

 

여름 피서철 해변하면 북적이는 사람들과 밤새 꺼질 줄 모르는 불빛, 그런 그런 유형의 축제가 떠오른다. 한때 적막한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낭만을 부르던 동해안 해변은 전 국민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며 그때의 빛을 잃었다. 하지만 아직도 원시의 울창한 산림과 푸른 동해 바다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고성 거진등대 해맞이공원이 새로운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새로운 명소 거진등대 해맞이공원

고성군 거진읍 거진항 바로 인근 산자락에 조성된 거진등대공원은 항구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거진등대 옆에 자리하고 있다.

거진항과 동해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조형물 설치, 산책로까지 갖추고 지난 4월 제 모습을 드러낸 거진등대 해맞이공원은 청정 고성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이는 명소로 기대되고 있다.

해맞이공원으로 향하는 길은 전국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평가받는 거진 해안도로다.

거진항을 지나 방파제부터 시작한 해안도로는 해맞이봉과 동해 바다를 양옆에 끼고 화진포까지 이어진다. 산자락을 깎아 만든 해안도로는 바다와 맞붙어 있어 날이라도 거칠어 파도가 거세지면 바닷물이 길 위까지 넘본다.

망망대해를 달리면서 파도가 바위를 쳐서 만든 물거품을 눈앞에서 보는 경치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해안도로 중간쯤 이르면 거진등대 해맞이공원 입구를 만날 수 있다.

목조 계단을 따라 5분가량 올라가면 동해 바다와 거진항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 천혜의 절경이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화진포 해변과 금구도가 지척이고 대진항과 대진등대 뒤쪽으로는 해금강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해맞이공원에 올라서면 먼저 조각가의 섬세한 손길이 묻어나는 조형물이 눈에 띈다.

바다의 신화와 등대를 형상화한 조각품에서부터 태양, 조개, 고래, 항구, 인어, 넙치를 표현한 8점의 조각품은 원시 산림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조각공원 일대에 조성된 황토 산책로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지압 효과를 주는 작은 길과 소나무 오솔길까지 꼼꼼하게 꾸며져 있고 산책로 좌우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아래로 파도가 쉴 새 없이 부딪친다.

시선을 옮기면 바닥까지 들여다보이는 청정 동해 바다의 신비가 일상에 찌든 도시민의 스트레스를 단숨에 날려버린다.

해맞이공원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낸 뒤에는 거진항으로 걸어 내려와 자연산 물회의 참맛을 맛보는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자연산 물회는 거진항 어판장 주변에 즐비한 횟집단지는 물론이고 거진읍 시가지 웬만한 음식점에서도 만날 수 있다.

양념장으로 낸 육수를 얼렸다가 연안에서 잡히는 잡어와 오징어, 해삼, 전복 등을 채썰어 갖은 야채와 섞어 내놓는 고성 물회는 짜릿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조업에 나선 어민들의 출출한 속을 달래던 물회는 이제 동해안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한때 국내 명태 어획량의 70%를 차지하던 거진항은 옛 명성은 잃었지만 여름 오징어 조업이 본격화되면서 여전히 활기를 느낄 수 있다.

■국민 관광지 화진포

거진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0여분을 달리면 고성 최대의 관광지 화진포가 손님을 맞는다. 고성의 화진포는 일제강점기인 지난 1937년 외국인 휴양촌이 들어설 정도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는 안보관광지로 탈바꿈한 화진포의 성(김일성 별장)과 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 등이 그 역사를 증명한다.

김일성 별장이라는 별칭을 가진 화진포의 성은 사실 외국인 휴양촌의 예배당 건물이었다.

독일 건축가 H. 베버가 1939년 건축했으며 광복 이후 북한군이 귀빈 휴양소로 운영하면서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과 김정일 형제가 피서를 보낸 사진이 남아 있어 김일성 별장으로 불린다.

해안 절벽 위 소나무 숲 속에 세워진 김일성 별장의 야외 전망대에 오르면 화진포 해변과 짙푸른 동해 바다, 금구도 등 천혜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화진포 호수를 건너면 이승만 초대 대통령 별장이 위치해 있다. 한국전쟁 이후인 1954년 건립됐다 1961년 철거됐지만 지난 1999년 복원돼 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건봉사·진부령

거진등대 해맞이공원과 화진포를 들려 서울로 돌아가는 길목에 위치한 건봉사와 진부령 고갯길도 들러볼 만하다. 신라 법흥왕(서기 520년) 때 건립된 건봉사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켰던 건봉사는 한때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낙산사 등을 말사로 거느린 한국 4대 사찰의 하나였다.

경내에 남아 있는 80여 기의 부도탑과 부처님 진신치아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 등이 과거의 움장함을 대변한다.

고성에서 서울로 향하는 46번 국도 진부령 구간은 국내 최북단 고갯길이다. 향로봉과 마산봉의 계곡 길을 돌아 나가는 진부령 곳곳에는 청정 계곡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 명소가 즐비하다.

소똥령마을 장신리 유원지도 그 중의 하나.

고성 주민들이 즐겨 찾던 장신리 유원지는 고성을 대표하는 계곡 휴양지로 자리매김하며 피서철 관광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