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유명한 태백은 알고 보면 물도 빼어난 곳이다.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이면서 서해와 남해, 동해의 분기점인 삼수령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강 발원지를 찾아 태백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때 묻지 않은 청정지역의 순수한 자연이 순백의 눈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경치를 선사할 것이다.
▶한강 발원지 검룡소
백두대간의 중추이자, 사계절 이름 모를 야생화의 천국으로 유명한 대덕산 금대봉은 겨울을 맞아 새하얀 눈옷을 걸치고 있다.
양 옆으로 늘어선 야생 수목을 따라 사각거리는 눈 쌓인 오솔길을 20분 정도 걷자 ‘태백 광명 정기 예 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라고 적힌 기념비가 나타난다.
태백산에서 자라는 방부목으로 만들어진 계단 아래로 물줄기도 나타났다. 남한강의 발원지라는 검룡소(儉龍沼)다.
용이 되려고 서해에서 이곳까지 거슬러 올라왔다는 이무기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연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친 자국이 지금의 검룡소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됐다고 한다.
암벽을 뚫고 흐르는 물줄기가 맑다 못해 투명하다. 한모금 마시면 갈증이 시원하게 사라진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는 정선군 나전리 함수머리에서 오대산 우통수와 합류, 한강으로 이어진다.
금대봉의 하부능선에 자리잡은 해발 920m의 용연동굴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길이 843m의 석회동굴이지만, 굴 속에는 각종 석순과 종유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둘러보기에 지루하지 않다.
노약자나 어린이를 위해 주차장에서 동굴입구까지 1.1㎞ 구간에 무궤도열차인 ‘트램카(용연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
태백시 최고의 금싸라기땅인 황지동에 있는 황지연못은 물 길이 1300리에 달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낙동강의 발원지이다.
예전엔 ‘하늘못’이라는 뜻으로 천황(千潢)이라고 불렸다.
노승에게 소똥을 시주했다가 천벌을 받은 황부자의 집터가 연못이 됐다고 해서 황지(黃池)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둘레 100m로 하루 5000t의 물이 쏟아져 나오는 황지연못은 한국 명수(名水) 100선에 꼽히는 곳이다.
황지연못에선 재미삼아 복을 기원하는 동전 던지기도 해볼 수 있다.
다리 위에서 동전을 던져 거북이상 옆 연꽃 모양의 그릇 속에 들어가면 행운이 깃든다고 한다.
한쪽엔 황부자 전설에 얽힌 모자상(母子像)도 들어서 있다.
시아버지의 잘못을 빌며 쌀을 시주한 황부자의 며느리가 변고를 피하려고 노승을 따라가다 뒤를 돌아봐서 돌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황지연못을 둘러봤다면 인근 추전역으로 향해보자.
국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m에 위치한 역으로 지난 1973년 무연탄을 수송하기 위해 세워졌다.
연평균 기온이 전국 최저이며 적설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1998년 ‘환상선 눈꽃열차’가 이곳을 지나면서 철도관광명소로 떠올랐다.
하얀 눈이 쌓인 간이역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해보는 것도 좋다.
추전역 인근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4.5㎞의 정암터널이 있다.
눈꽃열차를 타고 이 터널을 통과하는 데 8분이나 걸려 다소 지루할 정도다.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분기점 삼수령
태백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임계ㆍ하장 방면으로 가다 보면 해발 920m의 고개가 나타나는데 바로 삼수령이다.
이곳에 떨어진 빗물이 한강을 따라 서해로,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각각 흘러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삼수령은 난리를 ‘피해오는 고개’라는 뜻에서 ‘피재’라고도 불렸다. 남쪽은 태백, 북쪽은 삼척, 하장, 정선, 임계로 통한다.
삼수령 인근 산골짜기에는 예수원이 자리잡고 있다.
고(故) 대천덕 신부가 지난 1965년 설립한 기독교 공동체다.
지금은 그의 외아들 벤 토레이 신부가 운영하고 있다.
숲속에 둘러싸인 이곳에 가면 잠시 중세 유럽시대로 거슬러온 듯 경건해진다.
예수원의 세가지 규칙은 노동, 침묵, 그리고 ‘삼종(三鍾)’. 하루에 세번 종이 울리면 모든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침묵의 기도를 올린다.
오밀조밀 들어선 이국적인 벽돌건물 사이로 앙증맞은 화단과 채소밭도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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