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도, 전직 미국 대통령도 진범 논란에 휩싸인 한 사형수의 사형 집행을 막지 못했다.
목격자들이 증언을 번복하면서 사형 집행이 네 번이나 연기됐던 사형수 트로이 데이비스(사진)가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투투 대주교 등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2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교도소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CNN 등은 사형 집행 현장을 지켜본 목격자들의 전언을 토대로 데이비스가 사형 집행대에 묶인 뒤 독극물이 투입되기 직전까지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흑인인 데이비스는 1989년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마크 맥페일 경찰관을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사형이 선고됐다. 데이비스는 사형 집행 직전 참관석에 앉아 있는 맥페일 가족들을 바라보며 “나는 당시 권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서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 달라”고 항변했다.
사형은 이날 오후 7시 집행될 예정이었으나 데이비스의 변호인이 연방 대법원에 사형 집행 정지를 신청, 잠시 연기됐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논의 끝에 데이비스의 사형 집행 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데이비스 사건의 경우 사형 확정판결 이후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던 목격자들이 무더기로 증언을 번복하면서 진범 논란이 불붙었다. 이에 따라 데이비스는 22년 동안 복역하면서 사형 집행이 세 번이나 연기됐으며, 2008년 10월에는 연방 대법원이 사형 집행 예정시간 2시간 전에 집행을 중단시킨 적도 있다.
데이비스 사건이 알려지자 카터 전 대통령 등 주요 인사와 사형 반대론자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 등이 들고 일어나 데이비스 구명운동을 벌였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는 물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법무부 부장관 출신인 래리 톰슨 같은 보수주의자들까지 나서 데이비스의 사면을 요청했다.
하지만 데이비스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그의 가족들은 끝까지 데이비스가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데이비스의 어머니인 애널리스 맥페일은 “데이비스 구명을 위해 애쓰는 사람 중 99%는 사건의 실체적 진상을 알지 못한 채 사형 반대만을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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