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모아모아

붓으로 쓰인 여인의 몸

Sosahim 2006. 4. 12. 09:30

  
   누드 여인을 붓으로 사용한 작품을 만드는 공연으로 
   새로운 장르의 미술을 탄생시킨 이브 클라인(Yves Klein). 1928 ~ 1962

 



 1960년 3월의 어느날 밤 10시, 프랑스의 한 화랑에서 야외복을 잘 차려입은
단색그림의 창안자인 이브 클라인은 청색 물감이 가득 든 양동이를 든 세명의 벌거벗은 여인들과 함께 흰종이를 바닥에 깐 무대 위에 등장했다.
그 시대로선  실로 엄청난 사건이었던 그 공연엔 초대받은 관객만이 참가할 수 있었다.

 실내 악단은 이브 클라인의 명령에 따라 그가 작곡한 "단일조 교향곡"을 연주했다.
이 교향곡은 하나의 화음이 20분간 계속된 후 동시에 절대적인 침묵이 뒤를 잇도록 되어있는
것이었다.
이브 클라인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양 두 손 가득히 푸른 물감을 떠 내어서 세 여인의 가슴과
둔부에 칠을 하였고, 여인들은 땅바닥이나 칸막이로 몸을 밀어부치거나 기어가며
몸 자체가 붓이 되어버린 듯 이른바 "인체 측정"이라고 하는 육체의 흔적을 만들어 냈다.
선사 시대의 암벽화를 연상시키는 이 공연은 바로 가장 오래된 창조 예식 중의 하나라고 한다.


 

 
 
 

  

 신사실주의 운동의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였던 이 공연의 취지는
순수한 행위의 미학을 되찾고 창조 작업에 절대적인 객관화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신사실주의 - "새로운 표현성"과 "자신이 인식한 개인적 사실의 모험"을 추구하며 
                     개념이나 상상적 표현에 연연해 하지 않으며 기존 가치에 항거한다는 취지이다.


    


  그는 "미술의 문제성 극복"이라는 논평집을 내기도 했으며 무한의 세계에 닿고자
현실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계속하였다.
 또한, 그는 화랑의 온 벽을 흰색으로 칠하고 대형 덮개와 유리창만을 그가 발명 특허까지
출원한 "세계적 클라인 청색(International Klein Blue: IKB)으로 채색한 게 전부인 전시를
열기도 했다.

 "청색은 바다와 하늘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자연세계에서 가장 추상적인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우주의 현상들을 환기시키기 위해 바람과 비, 금과 불을 사용했다.
 "비물질적인 회화적 감수성의 영역"을 판매했던 것이다
 결국, 보이지 않는 요소를 상품화 시키는 데 계기를 가져왔다.

  

 1928년 지중해의 푸른빛 해안에 접한 니스에서 태어난 이브 클라인은 대단한 유도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려던 그의 도발성 때문인지 세번의 심장마비 발작으로 짧을 생을
마감했다.

    
    허공으로 몸을 날리는 이브 클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