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세상속으로

‘알파걸’

Sosahim 2006. 10. 18. 11:38
공부도 운동도 사회활동과 리더십도 1등인 엘리트 여학생은 개방적인 미국사회에서조차 10여년전 만해도 별종에 속했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하며 사회적 성취보다 외모 가꾸기에 더 공을 들이는 존재라는 편견은 이젠 옛말이다.

영국일간 더타임스는 15일 미국작가 댄 킨들런의 신간 ‘알파걸’을 소개하면서 “2000년대 미국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남성을 능가하는 여학생이 이제 소수자가 아닌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4년간 미국 전체 대학 남녀 신입생 평균비율은 1:1.33으로,남자보다 여자 대학생이 많다.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 명문대에도 여학생이 몰리면서 남학생을 압도하는 바람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인 여성 교육을 강조하던 동부지역 여자대학들은 문을 닫거나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는 실정이다.

알파걸이란 수천년동안 지속돼온 남녀 불평등 통념에 아랑곳 없이 자신의 능력으로 남성을 추월한 13∼17세 엘리트 여학생을 일컫는다. 그리스 알파벳 첫글자인 알파(α)를 딴 것이다.

책은 사회 전반적인 알파걸 급증 추세가 미국사회 전체의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당연시되면서 어릴 때부터 성취 목표를 뚜렷하게 가질 수 있게 됐고,가사·양육 분담 일반화등으로 여성의 지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어머니 세대가 1970·80년대 페미니즘 운동으로 힘들게 얻어낸 양성 평등이 이들에겐 현실로 존재하는 당연한 진리로 여겨지게 됐다.

신문은 “페미니스트 어머니 세대에겐 여성해방이 남성과 사회 제도에 대한 이념적 분노였지만,알파걸들에겐 ‘능력만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100m달리기’쯤으로 여겨지게 됐다”고 전했다
. 그러면서 “머지않아 학교 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도 알파걸 선풍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